자폐스펙트럼장애(ASD)는 사회적 소통과 행동 패턴에 어려움을 겪는 신경발달장애로,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언어 발달이나 감정 표현에서 미세한 차이를 감지하지만, 이를 단순한 성격 차이로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자폐의 초기 신호는 생각보다 일찍 나타나며, 빠르게 진단하고 치료할수록 아이의 발달을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자폐의 주요 징후, 진단 절차, 그리고 치료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초기 신호 및 증상
많은 자폐 아동은 생후 12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 첫 번째 징후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 신호는 때때로 너무 미묘하거나, 아동마다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초보 부모가 이를 쉽게 간과하기도 합니다. 특히 첫째 아이의 경우, 비교 대상이 없어 발달 지연이나 비정상적인 행동을 정상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자폐의 대표적인 초기신호 중 하나는 사회적 반응 부족입니다. 정상발달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다른 사람에 대하여 반응을 나타냅니다. 생후 4개월만 지나도 얼굴표정을 통해 상대방의 기분을 파악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자폐 아동들에게는 이러한 행동이 보이지 않습니다. 눈맞춤을 잘 하지 않거나, 미소를 짓지 않고, 부모의 말이나 감정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름을 불러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언어 발달의 지연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일반 아동은 만 1세 무렵 간단한 단어를 말하고, 2세가 되면 간단한 문장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자폐 아동은 말이 늦거나, 말을 해도 의미 없는 단어나 울음소리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부모의 지시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세계에 갇힌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이나 특정 사물에 과도한 집착을 보이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장난감 바퀴를 계속 돌리거나 불빛에 집착하는 행동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감각 민감성도 자폐 아동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자폐 아동의 경우 말정보에 대해서는 민감하지 않은 반면, 시각적 혹은 청각적 자극에는 매우 민감합니다. 피부 자극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하거나, 너무 민감하지 않은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남자아이라 늦나보다’라는 말로 넘기지 말고, 이상 징후가 반복되거나 지속된다면 전문가에게 상담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
자폐스펙트럼은 단순히 병원에 한 번 다녀온다고 쉽게 진단되는 질환이 아닙니다. 정식 진단은 다양한 검사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로 내려지며, 아이의 연령, 발달 상황, 행동 특성 등을 면밀하게 살펴야 합니다. 진단 과정은 크게 선별검사와 정밀 진단의 두 단계로 나뉩니다. 먼저 선별검사는 보통 만 18개월부터 가능하며, 가장 널리 쓰이는 도구는 M-CHAT(M-CHAT-R/F)입니다. 이 검사는 부모가 작성하는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아이의 사회성, 언어 반응, 행동 특성을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습니다. M-CHAT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면 정밀 검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정밀 진단은 소아정신과 전문의나 발달장애 클리닉에서 진행되며, 행동 관찰, 놀이 평가, 언어 검사, 인지 기능 검사 등 다양한 도구가 활용됩니다. 특히 자폐 진단의 국제 기준인 DSM-5에 기반한 평가가 이루어지며, 아이의 현재 상태와 기능 수준을 스펙트럼 상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게 됩니다. 자폐는 의학적 검사(피검사나 MRI 등)만으로 진단이 어려우며, 아동의 행동과 발달 수준을 토대로 진단이 내려집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 전문가의 협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자폐 진단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생후 18개월부터 24개월 사이에 조기 선별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합니다. 아이의 사회성, 언어, 행동을 면밀히 기록하고 이상 징후가 있다면 소아청소년과나 발달클리닉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
자폐를 치료한다고 해서 장애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조기 개입을 통해 아이가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치료의 핵심입니다. 특히 만 3세 이전에 시작되는 개입은 아이의 뇌가 유연하게 발달하는 ‘골든타임’이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매우 큽니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응용행동분석(ABA)이 있습니다. ABA는 아이가 바람직한 행동을 하도록 강화하고, 문제 행동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과학적 접근 방식입니다. 주로 언어 사용, 사회성 기술, 자기관리 능력을 키우는 데 활용됩니다. 언어치료 역시 빠질 수 없습니다. 자폐 아동은 단어를 알고도 문맥에 맞게 사용하지 못하거나, 감정을 담아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개별화된 언어 훈련이 필요합니다. 치료사는 놀이, 그림, 노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아동이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배우도록 돕습니다. 감각통합치료는 자폐 아동에게 흔히 나타나는 감각 예민성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소리, 빛, 촉감 등 일상 자극에 보다 편안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방식입니다. 그 외에도 놀이치료, 사회성 그룹치료, 부모-자녀 상호작용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식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치료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이의 성장과 함께 치료 방향도 유연하게 조정되어야 하며, 가정 내 실천이 병행되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치료사와 소통하며 가정에서도 꾸준히 놀이와 훈련을 이어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조기 발견과 개입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 열쇠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미세한 행동을 예민하게 관찰하고, 이상 징후를 망설이지 않고 전문가에게 알리는 것. 그것이 자폐 아동의 잠재력을 키우는 첫걸음입니다. 부모의 관심과 빠른 반응이 자폐 아동의 삶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